뜨는 해와 지는 해    


평생 처음 누려 보는 안식월 두 달 중 첫 부분을 아내와 같이 후로리다 바닷가에서 보낸적이 있습니다. 아침 해 뜨기 전에 해안을 걷기 시작하면 어느새 해가 눈 부시게 떠 오르고 저녁에 지는 해를 수평선 위에 놓고 걷기 시작하면 해는 어느덧 주위를 빨갛게 물들이다가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추며 내일을 기약합니다. 뜨는 해와 지는 뜨는 해와해가 별개가 아닌 한 해인데 주는 느낌은 너무 다릅니다.

구약 성경에서 묘사 되었듯 뜨는 해는 안 방에서 나오는 신랑 같습니다. 의욕이 넘치고 좋아서 벙글대고 힘이 있습니다. 바라보자면 눈이 부시고 마음이 바빠집니다. 더 이상 바라보고 있을 여유대신 바쁨과 소음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 들게 만듭니다. 등을 떠 밉니다. 일하게 만듭니다.

열 몇 시간이 지난 후 지는 해는 또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모든 것을 터득하고 할 일을 다 한 후 조용히 물러가는 모습입니다. 조용히 물러가지만 굉장히 영광스런 모습입니다. 많은 것을 자신만 터득한 것이 아니라 주위 바다와 하늘, 구름과 심지어 나는 바닷새들까지, 아니 해안을 걷는 사람들마저 많은 것을 터득한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미련을 못 버려 가지 못하고 어정거리는 모습이 아니라 할 일을 다 한 후 당당하고도 영광스럽게 그리고 주위를 온통 아름답게 물들이며 하늘, 구름, 바다, , 사람 그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의 모습을 높여 놓으며 속도를 늦추지 않고 미련 없이 깨끗하게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성숙한 모습입니다.

많은 분들이 한창일 때 업적을 쌓아 가고 주위의 시선을 모으다가 마감을 제대로 못하여 쌓아 놓은 공과 존경을 허물어 버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보지 않습니까?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고 한창 때 경험과 지식을 동원하여 공을 세우고 존경을 쌓아 감도 중요하지만 마감을 지는 해처럼 하는 것은 그 어느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주위를 아름답고 영광스럽게 물들여가며 자신의 성숙이 속에서 배어 나올 뿐 아니라 주위의 모습까지 높여가며 미련 없이 당당하게 마감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